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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수학/수학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찾은 수학

by 헬맷쓰다 202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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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어린 소녀 앨리스가 꿈속에서 하얀 토끼를 쫓아 토끼굴에 빠진 뒤 이상한 여행을 하며 겪는 기묘하고 신비로운 경험을 하는 모험담입니다.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캐럴(Lewis Caroll, 1832~1898)은 이솝, 안데르센과 더불어 세계 3대 동화작가의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루이스 캐럴의 본명은 "찰스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eson)"으로 옥스퍼드 대학의 기호논리학과 수학 퍼즐을 즐겼던 수학교수였습니다. 작가가 수학자인 만큼 소설에는 곳곳에 수학적인 장치가 담겨 있고, 철학적인 대화, 역설 논리, 현란한 언어유희와 수학퍼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난해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지만 문학과 예술 심지어 현대 과학 등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영감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세계 170여개의 언어로 번역된 그의 작품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구구단

이 작품에는 이상한 구구단 셈법이 나옵니다. 

“… 4 곱하기 5는 12이고, 4 곱하기 6은 13, 그리고 4 곱하기 7은……. 안 돼! 이런 식으로 가면 20까지는 절대 도달하지 못할 거야!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2장 '눈물 연못'에 나오는 앨리스의 독백입니다. 앨리스는 몸이 커졌다 작아졌다 변화가 계속되자 혼란을 느낀 자신을 확인하기 위해 머릿속 지식을 테스트해 보는 장면입니다. 


일반 독자들은 앨리스가 엉터리로 계산했겠지 하고 넘어갔겠지만, 수학자인 루이스 캐럴 같은 "유희 수학" 전문가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는 정교한 계산 방식이 숨어 있습니다.

앨리스의 구구단을 차례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4 × 5 = 12 (10진법 곱셈값 20을 18 진법으로 표시)
4 × 6 = 13 (10진법 곱셈값 23을 21 진법으로 표시)
4 × 7 = 14 (28을 24진법으로 표기)
4 × 8 = 15 (32를 27진법으로 표기)
4 × 9 = 16 (36을 30진법으로 표기)
4 × 10 = 17 (40을 33진법으로 표기)
4 × 11 = 18 (44를 36진법으로 표기)
4 × 12 = 19 (48을 39진법으로 표기)

이를 설명하면, 18진법에서 4 x 5는 18 + 2이므로 12로 표시되고 21진법에서 4 x 6은 21+3이므로 13으로 표기되는데 진법이 3씩 늘어나고 값은 1씩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20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고 했을까요?
위의 구구단 셈법을 보면 4 x 13  = 20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 52를 42진법으로 표기하면 42+10되는데  10이란 숫자는 42가 되기 전에 한자리 기호가 되어야 하므로 십진법 10을 A라고 한다면 결과는 1A와 같이 표기하여야 합니다. 즉, 42진법에서 20으로 표기하려면 42+42이어야 한다는 말이죠.
결론적으로, 진법이 3씩 커지므로 42+42나 43+43 같은 숫자는 영원히 나올 수 없게 되는 수학적 트릭이 숨어 있습니다.


루이스 캐럴이 숨겨놓은 42의 비밀

앞에서 구구단을 멈추게 한 수가 42로, 그의 작품 속에 42란 숫자가 여기 저기에 교묘하게 숨어 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실린 존 테니얼의 삽화가 모두 42장인 것도 우연의 일치가 아니겠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8장 '여왕의 크로케 경기장'에는 하얀 장미에 붉은 색을 칠하고 있는 세명의 카드 정원사가 나오는데 숫자는 각각 2, 5, 7입니다. 이들 모두를 더하면 14입니다. 그런데, 10 이하의 소수중 여기서 빠진 수인 3을 곱하면 42가 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성공하자 캐럴은 속편[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내놓는데 여기에도 42와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5장 "양털과 물'에 나오는 앨리스와 여왕의 나이에 대한 다음과 같은 대화가 나옵니다.

“네 나이부터 시작하자. 몇 살이지?”

“일곱 살 반이에요. 정확하게.”

“정확하게 말할 필요 없어. 그 말을 하지 않아도 믿으니까 말이야. 이제 너에게 믿을 만한 사실을 알려주마. 나는 꼭 백한 살하고 다섯 달 하루를 살았단다.”

앨리스의 나이는 일곱살 반이므로 7 * 6 = 42입니다. 여왕의 나이는 101살 5개월 하루인데 앨리스는 1852년 5월 4일에 태어났고 일곱살 반이므로 이 대화가 이루어진 시점은 1959년 11월 4일입니다. 그러면 여왕의 생일은 1758년 6월 3일이 됩니다. 그러면 윤년을 고려하여 여왕의 나이를 모두 계산하면 74088일이 됩니다. 이는 42의 세제곱인 42 x 42x 42입니다. 

역시 수학자다운 정교한 계산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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